김윤동 선수가 부상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관련 기사에 달린 네XX 댓글들을 주욱 보았습니다.
김기태 감독 및 코칭 스태프테 대한 욕들로 대부분 도배가 되어 있었습니다.
기사 제목도 매우 자극적입니다. "김윤동 부상. 누구의 책임인가?"
우리 사회에 어떠한 문제가 일어나면 우리는 가장 먼저 "책임론"을 들고 나옵니다. 물론 책임은 아주 중요한
것이죠. 어떤 일에든 누구든지 책임을 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운동 선수의 부상이라는 것은 누군가 한 사람의 잘못으로 돌려버리기엔
너무나 불합리하며, 그것이야 말로 모든 이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죠.
김윤동 선수는 지난 3년 간 정말 많이 던졌습니다. 팀 불펜 상황상 불가피한 일이기도 했죠. 선수의 성격상
던지라는데 던지지 않을 선수도 아닙니다. 기아 팬이라면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다시피 김윤동 선수는 매우
성실한 선수 중의 하나입니다.
분필 이론에 따르며 투수의 어깨는 소모품입니다. 지금처럼 과학이 발달된 시대에서 "어깨는 쓰면 쓸수록
강해진다"는 이론은 설득력을 얻기 힘듭니다.
어떤 감독도 코칭 스태프도 선수를 보호하고 싶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때로는 선수들은 "투혼"이라고 명명된 혹사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로 인해 부상을 당하기도, 또한
선수의 커리어가 짧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프로야구 팀의 가장 큰 목적은 우승입니다. 그 우승을 위해서는 많은 승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승리를 위해서는 선수들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며, 때로는 무리를 해야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승리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팬들도 있습니다. 팬심을 먹고 사는 프로 구단으로써는 팬들의 소리를
무시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구단 운영은 팬심으로 하느 것이
결코 아니며, 똑똑하고 공부 많이 한 팬보다는 현장의 숱한 경험을 거친 사람들이 더욱 그 분야에 전문가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프로야구는 FM 같은 게임이 아닙니다. 게임 내에서는 부상의 빈도마저 조정할 수 있지만 실제 우리가 사는
삶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죠.
올시즌 시작을 앞두고 기아 코칭 스태프는 관리 차원에서 김윤동 선수의 등판을 미루고 또한 자제했습니다.
하지만 결관느 모두 가 알다시피 부상입니다. 일주일간 140여개의 공을 던지고 지금까지 쌓여온 피로로
인해 터질 부상이 터졌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비판하는 여러분이 감독이고 코칭 스태프라면 정말로 선수의 생명을 위해
그 선수를 경기에서 배재할 수 있을까요? 4년간 최다 이닝을 던지 양현종 선수에게 안식년, 혹은 로테이션
일정을 걸러가며 휴식을 줄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매우 이상적입니다. 이성적이 아니라 이상적입니다. 판타지 같은 자신만의 세상을 설계해놓고
거기에 세상을 끼워 맞추려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일 뿐이죠. 그저 비판만을 하는 팬들을 감독의
자리에 앉혀 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베테랑들에 대한 폭력적인 언어와 모독. 감독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지금까지 열렬한 환호를 보내주던
스타 플레이어들이 부진하면 그 환호보다 더욱 격하게 날아오는 질타와 인격모독. 여러분은 정말로 팬입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코칭 스태프를 두둔할 마음은 없습니다. 선수 관리는 코칭 스태프와 선수 본인의 공동책임
입니다. 김윤동 선수의 부상에서 코칭 스태프가 자유로울 순 없겠죠.
하지만 팬이라 자처하며 날선 칼을 들이대는 분들에게도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그렇게 이성적이며,
이 모든 사건에 어떠한 책임도 없으신가요?
우리 모두 조금만 한발자국씩 물러나서 보면 어떨까요? 김윤동 선수의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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